"스트레스 풀려요"…美 워킹맘들 찾는 '마법의 버섯' 뭐길래

입력 2024-02-07 09:13   수정 2024-02-07 09:2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워킹맘인 키아나 안바리푸르(42)의 아침 일과는 빡빡하다. 따뜻한 레몬워터를 마시고,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수업을 등록한 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준비를 마친다. 아침 식사를 하고 비타민D, 오메가3 등 보충제를 섭취한 후 '마법의 버섯'으로 불리는 환각제 실로시빈을 먹어야 일과 준비는 끝난다.

안바리푸르는 일주일에 4번 실로시빈을 복용하고 있다며 "일주일에 수백 시간을 일하는데 실로시빈은 업무 성과에 도움이 된다"며 "CEO로서 바쁜 하루를 보내는 동안 화나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해준다" 고 했다.

미국 대도시에서 일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마법의 버섯' 실로시빈이 유행하고 있다.

실로시빈은 멕시코산 버섯 프실로키베 멕시카나에서 추출한 천연 화합물로 복용할 경우 환각을 일으킨다. 1960년대 히피(기성 제도와 가치관을 부정하는 청년 집단) 사이에서 유행했으나 1970년 미국 정부가 1급 마약으로 지정하며 복용이 금지됐다.


실로시빈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실로시빈을 우울증 치료를 위한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하면서다. FDA는 실로시빈 함유 약물의 개발과 검토를 허가했다. 2022년 미국 콜로라도주는 실로시빈을 합법화했고 오레곤주는 허가된 지역에서 복용을 허가했다.

이러한 인식 전환으로 인해 불안·우울증 치료와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실로시빈을 찾는 전문직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헤드헌터로 일하는 제시카 지라드(34)는 업무가 몰릴 때면 젤리 형태로 된 저용량 실로시빈을 복용한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건강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가 코엘 로빈슨(41)은 "내가 이야기하는 여성 10명 중 8명이 마이크로도징(환각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양의 마약 또는 항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는 것)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실로시빈이 갱년기에 발생하는 브레인포그(머리가 멍해지고 인지력이 떨어지는 증상)와 호르몬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켈리는 "지난 1년 반 동안 실로시빈이 로어맨해튼 사교계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어느날 같이 외출한 여성들이 모두 지갑에 실로시빈 함유 초콜릿을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실로시빈을 "위험을 피하는 40세 여성에게 딱 맞는 초콜릿"이라며 "새로운 와인 한 잔"이라고 평가했다.

실로시빈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외곽에 있는 실로시빈 집중 치료 센터 '저니맨 콜렉티브'의 지난해 방문객은 전년 대비 세 배 가량 늘었다. 이곳에서는 4일 숙박하며 2번의 실로시빈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체험 비용은 1만5000달러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회사 뮤즈는 실로시빈이 함유된 초콜렛과 캡슐을 각각 35달러, 85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LA에서 열리는 기업 행사나 생일 파티에서 실로시빈 초콜렛 등이 제공되는 '버섯 바'를 운영하고 있다. TV네트워크 CEO, 변호사 등 실로시빈을 직접 집으로 배송받는 워킹맘들도 있다고 뮤즈 측은 전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실로시빈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보겐슈츠 뉴욕대학교 랑곤건강센터 교수는 "임상 환경 밖에서 환각제를 복용할 경우 잠재적으로 위험한 약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 실로시빈을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해 복용을 금지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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